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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 지내니?
어디 아픈건 아니지? 내 전화와 문자야 내가 싫어서 무시한다 생각할 수 있지만, 매일 들어오던 싸이에서 널 못 본 지 이틀째네. 어디 아픈건 아닌가 걱정이 되면서도, 어디 아파서 네가 내 연락을 받을 수 없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? 휴- 근데 생각해보면 니가 아프든 아프지 않든 이제 더이상 내겐 그걸 걱정할 권리조차 없구나.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데, 모르지 얼마나 갈지
그거 알아?
세상을 살면서 점점 깊이 느끼게 되는 것은, 신의 존재인 것 같아. 사실 내가 세례 받고 견진까지 받은 천주교 신자이긴 하지만, 일년에 성당에 나가는 횟수를 한손에 꼽을 정도인, 아주아주 좋게 봐줘도 날라리신자 밖에 안 되는 사람이거든. 그렇지만 삶을 보내고 시간이 지날수록 어딘가, 혹은 모든 곳에 계신 그 분께 감사드려야겠단 마음이 들어. 특히나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좋은 일이 생겼을 때야. 그것도 겹쳐서. 이렇게 적으면 내가 참 간사한 인간의 표본이 되겠지? 하지만 사실인걸. 그렇지만 변명을 하자면, 행운이 생겼을 때만 신을 믿을 수 있어서, 신께 감사할 일이 생겨서 감사드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. 내가 믿는 신은 그런 얄팍한 감사에 기뻐하실 분이 아니라 믿고 있고. 좋은 일이 있을 때 신께 감사드리는 이유는, 곧 닥칠, 그 행운에 기인한 불행을 이겨내기 위해서지. 그리고 좋은 일이 생긴지 얼마후 닥친 불행이라 믿었던 일들이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어느새 더 큰 행운의 톱니바퀴가 될 것이고, 그 행운은 또다시 더 큰 불행의 톱니바퀴가 되고, 또 행복이 있고. 그렇게 무한반복. 불행이 닥쳤을 때도 곧 다시 행복해지리라 믿고 신께 감사드리기 위해, 난 행복할 때 더욱 신께 감사드려. 결국엔 행복. 아무리 불행한 일이 있어도, 그 불행의 원인이 그 전에 행운이라 여겼던 일에 있다 하여도, 불행은 이겨낼 수 있고, 행복했던 그 순간의 기억은 항상 간직되자나. 그러니 결론은 항상 행복이라고 믿고. 인생지사새옹지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, 내 인생관의 큰 축을 이루는 신조야. 좋은 일은 나쁜 일을 부르고 그 나쁜 일은 다시 또 좋은 일을 부르고.. 사마천은 잘 나가던 관료였지만, 궁형을 받고 발목이 잘리고 연명하기 위해 남의 배설물을 받아 먹어야 했지만, 또 그랬기에 역사에 길이 남을 사기를 집필할 수 있었지.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라 하지만, 누군가가 사마천보다 더 큰 불행을 겪을 수 있을까? 그리고 만약 사마천보다 더 큰 고난에 처한다 해도,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고, 이 드넓은 우주에 단 하나뿐인 지구에서, 수많은 생명체 중 감사드릴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과 그 분께 대한 나의 감사한 마음은 없앨 수 없을 거라고 아직 큰 고난을 겪어보지 못 한 나는 아직 말할 수 있어. 그리고 그 감사는 더할 수 없는 고난을 더할 수 없는 영광으로 바꿔줄거야. 좋을 때 겸손하고, 슬플 때 감사하자. 겸손한 만큼 좋은 일은 오래 가고, 감사한 만큼 슬픔 뒤의 영광은 커질 터이니.
이글루에 쓰는 글은 처음이군,
이라고 쓰고 있지만 사실 방금 진짜 "첫 글"은 남들이 다 짜준 프로그램대로 글을 올릴 줄도 모르는 나의 <컴맹적> 소질에 의해 날아가버렸고 엄밀히 말하자면 이 글은 이글루에 쓰는 두번째 글이다.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(아마 매우 어렸을 적이라고 기억한다) 글은 최대한 요점만 간추려서 짧게 쓰는게 멋있다고 생각했는데, 나이가 먹을수록 느끼는건 쓰잘데기 없는 주제에 대해서도 길게 썰을 풀 수 있는 것 또한 능력인 것 같다. 그래서 이글루에는 이러한 쓰잘데기 없는 주제에 대해서 길게 썰을 풀고 장광설을 늘어뜨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하여 최대한 길게(하지만 알맹이는 없이) 글을 써보려 한다. 라고 썼지만 이 글도 매우 짧은데 더 쓸말이 없구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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